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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악중독

난 왜 수학을 못하는 것일까? 본문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난 왜 수학을 못하는 것일까?

수악중독 2007. 7. 9. 10:58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냐는 막연한 질문을 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가끔 만난다.
그러면 죽어라고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농담처럼 대답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 학부모가 찾아와서는 아이가 수학공부를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라고 하셨다. 본인이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도록 감독(감시가 아니란다)하고, 문제집 푼것도 확인을 하는데 아이의 성적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가지고 있는 수학 참고서, 문제집 등이 몇 권 있냐고 물었더니, 학교 교과서 까지 합치면 거의 10권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수학 공부하는 시간이나 교재의 양에 있지 않다. 도대체 그 시간동안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2시간 동안 본인이 풀 수 있는 문제들을 푼다. 본인이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를 풀려고 하다보면 답답하기만 하고, 시간이 지나도 공부한것 같지도 않으며,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도 맛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수학 공부를 했다는 안도감을 얻기 위해서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만 계속해서 푸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참고서 한권을 다 풀었다 하더라도 모르는 문제에는 체크만 되어 있을 뿐,(그나마 체크가 되어있다면 다행이다) 그 문제를 다시 풀어보려는 노력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님께는 문제집 한권 다 풀었으니 또 한권 사달라고 하고, 기특한 마음에 부모님들은 문제집을 사다주기 바쁘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풀 수 있는 문제만 푼 문제집이 집에 10권 이상씩 쌓이게 되는 것이다.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전략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알고 있는거 풀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는 것 만으로는 절대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모르는 문제를 풀 때는 주위의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러라고 선생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해설집을 이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선생님께 여쭤보든 해설집을 참조했든 거기서 끝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반복해서 풀어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는 오답노트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복 학습을 통하여 얻어지는 성적의 향상은 한계가 있다고들 하지만, 일단 성적 향상으로 수학에 대한 평소 편견을 버리고,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수학도 연습을 통한 반복학습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나이가 30-40대가 되어도 어렸을 때 즐겨본 만화 주제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참으로 많다. "미래소년 코난", "모래요정 바람돌이", "은하철도 999" 등 아직도 부를 수 있는 주제가는 상당히 많다. 20-30년이 지나도록 주제가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매일매일 듣고 따라 불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수학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0-30년 후에도 수학문제를 풀어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겠지만 여러번 풀어봄으로써 최소한 5-6년은 수학에 대한 감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래를 배울 때, 남이 부르는 것을 보고 듣기만 하면서 배운 사람들은 자신도 저렇게 할 수 있을거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노래를 불러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 문제도 남의 설명을 듣거나 해설집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다 이해가 가고 다음에도 이 문제를 만나면 확실하게 풀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만, 하루 이틀 후에 똑 같은 문제를 풀어보면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노래나 수학이나 자기 입으로 불러보기 전에는 혹은 자기 손으로 풀어보기 전에는 자기 것이 안된다는 것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공부에 왕도가 있었다면 오늘날 수많은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기위해 이 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수학에 대한 생각을 바꿔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공부를 하기 바란다. 성실함이 배제되면 세상에 그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리고 단기간의 성실함과 노력에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 하면 안된다. 성과가 전혀 없는 것 같아도 지금의 성실함과 노력은 언젠가 반드시 보상을 받게 된다. 그것이 하루 후이든, 일년 후이든, 10년 후이든 간에 말이다. 끈기와 성실성, 노력으로 무장하여 전략적인 공부방법을 선택한다면 반드시 성적은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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